시즈마리아의 블로그

그동안 콘솔쪽보다는 PC쪽 게임만 주로 해 왔는데, 게임 컷 신을 녹화하는 취미가 생긴김에 PS2 게임들도 녹화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문제는 제가 콘솔 녹화같은 건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뭐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거고, 다른 문제 하나는 제가 데스크탑이 아닌 노트북만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.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뭐 캡쳐보드인가 뭔가를 구하라고는 되어있지만 다 데스크탑용이더군요.

그래서 뭘 모르는 초보자에 노트북 사용자니까 외장형이고, (부담없이 시험해볼 수 있게) 싼 캡쳐기기가 뭔가 검색해보다가, 눈에 들어온게 바로 SKYHD TAPE2DVD USB 2.0 이었습니다.

대충 이렇게 생긴, 굉장히 싸보이면서도 있을건 가 있는 거 같은 기계인데다가 가격도 3만 8천원 정도길래 하나 사 봤습니다.

...그런데 도저히 캡쳐를 할 수가 없더군요. 정확히 말하자면 '소리가 나지 않는 상황', 그러니까 무음 로딩시라던가 게임 가동 후 개발사들 로고 사이사이의 그 공백에 '치지직-' 하는 노이즈가 나오더군요. 다시 게임 내부에서 소리가 나면 노이즈가 묻히는가 싶더니 사라지긴 하는데, 다시 옵션 이라거나 소리 설정에서 게임의 소리를 0으로 세팅하면 다시 조금씩 노이즈가 쌓여 올라가다가 나중엔 꽤나 큰 소리로 발전하더군요. 주로 컷 신이나 성우들 목소리를 녹음하는게 목적인 저에겐 각 이벤트 장면 초반이나 후반, 중반에 소리가 없을 때 조금씩 나는 그 노이즈가 신경쓰여서 (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록하기 위한 녹화인데 그게 노이즈 섞인 기록인건 의미가 없을테니) 결국 녹화는 못하겠더군요. 다만 PS2를 노트북에서 하는 것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.

이 문제로 SKYHD 고객지원부서에 질문도 몇 번 해 보았지만 접지가 안되었을수도 있다, 연결이 안되었을 수 있다, 하다가 돌아온 답이라는게 '기기 문제인 듯 하니 보내달라.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겠다' 였습니다. 한국에 있는 사람에겐 전혀 문제없는 고객지원입니다. 제가 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만 아니었다면 말이죠.

어쩔 수 없이 PS2 녹화는 포기해야 했습니다만, 지금 64달러를 들여 이베이를 통해 미국으로 동일제품을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. 솔직히 다른 기기를 사고 싶었지만 염가 영역에서 다른 선택지라고는 이지캡 계열이 거의 유일했는데, 이지캡은 그 싼 값에 ($12~$15 정도) 걸맞게 나오는 퀄리티가 상당히 열악하다는 소리를 들어서 제외했습니다. 그래서 그냥 진짜 내가 샀던 기기의 문제인지, 아니면 내 PS2의 문제인지를 알아보기도 할 겸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. 도착하면 어떤게 문제인지 알 수 있겠지요.

PS2의 문제라는 결론이 나면 굉장히 비참해질 것 같지만요... 제 게임들은 다 NTSC/J 코드인데 미국에서 NTSC/J 코드 PS2를 구하기가 쉬울리가...!